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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가장 큰 폭력이다

박나은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전주지역협의회

 

스페인 속담에 '4월과 5월을 나에게 준다면 나머지 열 달을 너에게 주겠다'라는 말이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4월을 보내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들이와 선물을 계획하면서 한껏 들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엔 5월이 설렘보다는 더욱 두려운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걱정하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집안문제, 부부사이에서 그럴 수 있는 일들'로 애써 외면하는 사회의 시선과 편견이 그들에게 전문적 구조의 손길을 미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가정폭력은 은밀하고 상습적이며, 주기가 반복되고 대물림되는 점이 심각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주지검 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 가정폭력으로 입건된 사범은 모두 71명이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상담통계자료에서 확인해보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가정법원 및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상담을 진행한 행위자는 모두 80명에 이른다.

 

가정폭력은 대부분 부부폭력이 차지하고,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81.9%로 파악되었다. 특히 행위자와 피해자의 동거기간을 살펴보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30.9%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자녀 양육이 주관심사가 되는 시기로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최하점에 도달하는 시점이다. 부부사이에 깊은 대화와 일상의 공유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작은 갈등의 결과가 돌이킬 수 없는 가정폭력으로 번져갈 수 있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또한 자녀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이혼위기의 상태로 치닫는 사유를 조사해보니 2010년에 비해 2011년에 남녀 모두 증가항목이 유사했다. 결혼조건 속임, 경제 갈등, 생활무능력, 도박, 신체적 질병, 장기별거 등 일방적인 배우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부부 관계차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가 더욱 많아졌음을 볼 수 있다.

 

가장 공통적인 폭력행사의 주된 원인은 가부장적 사고에 편향된 행위자의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화하는 사회분위기와 각 개인마다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운데, 기존의 불평등하고 권위적이었던 행위자의 통제방식을 고집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부부갈등은 나와 우리 가족만이 겪고 있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판단하고 방치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더불어 내가 먼저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배우자와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닫힌 마음을 여는 방법이 될 것이다.

 

지난해 성격차 등에 따른 전북지역 이혼 건수는 4176건으로, 전년도 3910건에 비해 6.8%(266건)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이혼이 감소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이혼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가정폭력급증-이혼율 증가-아이들 일탈-성장 후 가정폭력급증'의 악순환을 더 이상은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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